결국에는 아무도 듣지 못할 어떤 말을 하는 것, 그건 무용하고 허망하고 어떻게 보면 말이 아닌 말을 하는 것이기도 했다.
사수는 언제오니, 할머니가 너 좋아하는 조기찌개 해놨는데, 하는 말을 듣다가 그것이 더이상 귀가를 확인하는 말이 될 수 없다는 데 눈물을 흘렸다. 언제, 라는 물음이나 할머니, 너, 조기찌개라는 단어들 모두 지금껏 상수가 들어보지 못한, 생경한, 그저 은총의 부재만을 가리키는 실체 없는 그림자처럼 느껴졌다.
사수는 언제오니, 할머니가 너 좋아하는 조기찌개 해놨는데, 하는 말을 듣다가 그것이 더이상 귀가를 확인하는 말이 될 수 없다는 데 눈물을 흘렸다. 언제, 라는 물음이나 할머니, 너, 조기찌개라는 단어들 모두 지금껏 상수가 들어보지 못한, 생경한, 그저 은총의 부재만을 가리키는 실체 없는 그림자처럼 느껴졌다.
9평 원룸에 누워 있으면 매미들이 마치 파도처럼 연이어서 쌔- 하고 울다가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 겨우 고립감을 덜 수 있는. 설거지도 빨래도 요리도 하지 않는 일상에서는 오로지 오늘만 있는 것 같았다. 산주가 없는 내일도 없는,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서 되도록 현실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경애의 마음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