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그는 그 과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나는 그가 되돌리고 싶은 것이 데이지를 사랑하는 데 들어간,

그 자신에 대한 어떤 관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그의 삶은 혼란스럽고 무질서해졌지만, 만약 다시 한 번 출발점으로 돌아가 천천히 모든 것을 다시 음미할 수만 있다면,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낼 수 있었으리라...

그가 원하는 것은 데이지가 톰에게 가서 "난 당신을 결코 사랑한 적이 없어요." 하고 말하는 것뿐이었다.

그 말로 지난 삼 년의 세월을 말끔히 지워 버리고 나면 그들은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데이지의 눈을 통해 그 세계를 다시 한 번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적응한 사물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슬픈 일이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그 생각에만 몰두하고 끝까지 그것만을 꿈꾸어 왔으며,

말하자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를 악물고 긴장한 상태로 기다려 왔던 것이다. 이제 그 반작용으로 너무 많이 감아 놓은 시계처럼 태엽이 풀리고 있었다.

그는 한 번도 데이지한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녀의 사랑스러운 눈동자가 보이는 반응 정도에 따라 자기 집의 모든 것을 재평가하는 것 같았다. 놀랍게도 그녀가 실제 눈앞에 있는 이상 다른 그 무엇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듯이 그는 이따금씩 자신의 소유물들을 멍한 시선으로 둘러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기본 덕목 중 적어도 한 가지는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에게도 그러한 덕목이 있다. 즉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얼마 안 되는 정직한 사람 중 하나이다.

나는 뉴욕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활기에 넘치고 모험으로 가득한 분위기와 끊임없이 명멸하는 남녀와 자동차들이 들떠 있는 눈동자에 안겨 주는 만족감이 마음에 들기 시작한 것이다.

젊은이들의 은밀한 고백,

아니면 적어도 그런 고백을 하면서 사용하는 표현이란 흔히 남의 말을 표절한 경우가 많고, 그것을 억지로 숨기려고 하다 보니 대개 흠이 나 있게 마련이다. 판단을 유보하면 무한한 희망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