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모든 것에는 끝이 있었다.

서울로 갈 짐을 들고 열여덟의 그녀가 옥수수밭을 부러 가로질러 시외버스를 타는 순간, 그녀는 자신이 한 세계를 떠나 다른 곳으로 건너간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부러진 옷수숫대들이 황폐한 밭에 무더기로 쌓여 있던 어느 겨울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