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빛이라도 카이로의 빛은 모든 것을 소상히 밝혀주는 듯한 쾌청함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빛은 그림자조차 조심스럽게 지면에 길게 누운, 즉 어떤 정서가 있었다.

아들로서 어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어머니의 경우 행복해지겠다는 의지가 지나치게 강했다. 어머니의 강고한 의지는 주위 사람들을 말려들게 하여, 특히 오사다 씨 같은 마음씨 고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먹고 방을 청소했다.

매일 청소를 하니 깨끗한 채일 거라고 생각해도 막상 해보면 어딘가 더러워져 있었다. 방 구석에는 솜먼지가 모여 있고 화장실 변기에는 얼룩이 생겼으며 욕실에는 머리카락이 쌓여 있었다. 나는 조용히 자신이 살아 잇다는 것을 생각했다. 매일 나는 뭔가를 배출하고 있었다.

이모가 고른 것은 맥락이 없었지만, 맥락이 없었기에 진지함이 있었다.

이모는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해 그것들을 흡수했던게 아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기 위해 예술을 이용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다. 이모는 자신을 위해 어쩌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만 그것들을 원했다.

존재감 없는 아버지라고 생각했었으나 아버지의 존재는 컸다.

어머니는 아버지라는 남자에게 마음을 쓰며 생활했다는 것을 아버지가 떠나고 나서야 알았다. 어머니는 좋은 어머니이기 이전에 괜찮은 여자로 있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