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줄기는 굵지 않았지만 바람이 제법 불었다.

비는 사선으로 대기를 그어 그의 이마와 눈썹 위까지 와 닿았다. 노모는 그의 등에 한쪽 뺨을 기댄 채 말없이 업혀 있었다. 노모는 무겁지 않았으나 그래서 더 놓칠 것만 같았다. 노모의 검은색 털신에 초록색 잎사귀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