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아키네바가 아마 자신들의 계획을 감행하고 있을 무렵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부칠 편지를 썼다.

보낼 곳은 예의 왼쪽 팔에 쓴 주소였다.
만약 야스요가 말한 대로 국도가 되어 있다면 절대로 배달될 리가 없다. 어디에도 갈 곳 없는 편지. 어디에도 가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이 세상에 없는 그에게 부치는 편지니까.

 

후지이 이츠키님.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낸답니다.

와타나베 히로코

 

이것이 편지의 전문이었다. 많이 생각하며 몇 장이고 편지지를 뭉쳐버린 끝에 쓴 편지가 겨우 이것뿐이라는 것이 자신이 생각해도 우스웠지만 짧은 것이 깨끗해서 히로코는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분명 그도 마음에 들어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