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지금 발버둥 치고 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인생에 발버둥 치고 있다. 예전에 내가 결심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발버둥 치는 것. 살아가는 것. 숨을 쉬고 걷는 것. 달리는 것. 먹는 것. 맺는 것. 어디에나 있을 법한 마을의 풍경을 보고 눈물을 흘리 듯, 어디에나 있을 법하게 살아가는 것.

대기에 가득 찬 습기 덕분인지 눈이 흩날리는 거리는 묘하게 따뜻했다.

나는 문득 잘못된 계절에 발을 헛디딘 듯한 불안을 느꼈다. 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무언가 소중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쳐다보게 된다.

모래성이 다 허물어진 후에는 사라지지 않는 덩어리가 하나 남기 마련이다.

그것은 바로 아쉬움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 순간에 나는 깨닫는다. 앞으로 내게 남은 것은 이 감정뿐이라는 것을. 누군가 억지로 맡긴 짐처럼 나는 아쉬움만 떠안는다는 것을.

학교 끝나고 엄청 재미있게 놀고 나서 슬슬 집에 돌아갈 시간이 다가올 때 더 있고 싶어서 아쉬워하던 느낌.

어릴 때 느꼈던 그런 기분을 문득 느끼며 나는 미츠하에게 말했다.

미츠하가 웃으면─이제야 나는 깨닫는다.

세상 모든 것이 함께 기뻐하는 것만 같다.

얼굴을 본다고 생각했는데 내 시선은 츠카사를 스쳐 지나가고 그 뒤에 있는 고등학교도 스쳐서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 벌니다.

분명 무언가를 보고 있을텐데 내 눈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그 녀석이 살아 있지 않다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그것은 생명 그 자체였다. 미츠하는 현실이었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노을은 이미 사라졌다. 일등성이 몇 개 떠 있고 제트기가 희미한 소리를 내며 날고 있을 뿐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혜성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

선배는 모든 것을 대가 없이 그저 주고 싶어지는 최고의 미소를 지었다.

이 미소가 오늘 도쿄에서 본 것 중 가장 고귀하다고 나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