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년은 길다.

터무니없이 길다. 그 긴긴 시간 저편에 후유하를 홀로 남겨두고 와 버렸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실제로 미래의 꿈을 꾸고, 그 꿈이 실현될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은 미야뿐이었는지도 모른다.

미야는 자신의 꿈을 움켜쥐었다 손바닥에서 튕겨 버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자신의 꿈을 향해 손을 뻗기 시작했다.

지금 미야에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돈도 없고, 믿음이나 우정도 없다. 그리고 어찌된 일인지 후회도 없었다. 마치 시간을 뛰어넘어 미래에 온 것처럼 정신 사나웠던 기억이 희미해지고 자아를 잃어 갔다.

기분이 이상했다.

고지는 연인은커녕 남자친구도 아니다. 그저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을 뿐인 사이다. 그런데 동창이라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현재의 연인보다 자신의 대해 잘 알고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둘 다 어린아이였을 때 만나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내고,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서로 지켜보았다. 그것만으로 어딘가 평생 끊을 수 없는 유대 관계를 남긴 것이다. 그게 좋은 추억에 의한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미야는 택시 유리창을 향해 한숨을 토했다.

그때가 내 인생의 정점이었어. 그 뒤로는 끝없는 추락이 기다렸지.

게이코는 가벼운 실망감으로 유타카의 옆얼굴을 보았다.

여드름은 싹 사라지고 꽤 멋진 남자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제는 스튜어디스와 만나 보고 싶다는 둥 철 지난 농담을 한다는 부분에서 살짝 환멸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