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야기를 무시하고 문장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다는 뜻입니다.

연령, 성별, 가족 구성이나 사회적 입장에서 전부 다른 사람들이 '이것은 내 이야기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소설의 힘입니다.

물론 그것만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재미의 전부는 아니지만요.

모두 같은 감상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교훈, 같은 가치관을 배울 필요도 없습니다. 소설을 열심히 읽은 결과 모두 다른 목적지에 도착한다 해도 나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놀라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풀베게>는 한 장의 그림처럼 다양한 부분을 모아 구성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분에 주목할 수도 있고, 뚜렷하지 않더라도 전체에 대해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소설을 즐기는 데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마다 자신이 좋을 대로 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이 무어라고 할 일이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