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무엇보다 이 나무에 애착이 있는 듯했다.

아마도 이곳에 병원을 개업하면서 같이 심었기 때문일 것이다. 슬슬 꽃이 떨어질 때가 됐는지, 시들어서 갈색으로 변한 꽃잎들이 나무 밑동 주변에 흩어져 있다. 최근에는 나도 형의 기일에나 본가에 오게 되면서, 언제나 백일홍이 떨어질 때쯤 이렇게 거실에서 바라보곤 한다. 어쩌다 다른 계절에 들러서 마당에 백일홍이 피지 않았거나 하면, 내 집이 아닌 것 같은 기분까지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