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이단 우산은 제대로 펴지지 않았다.

성격 급한 할아버지는 이미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펴지는 우산이었지만 버튼도 들지 않았고 수동으로 펴지지도 않았다. 비는 굵은 방울로 떨어져 내렸다. 이런 날씨에 우산 하나 제대로 챙겨오지 않은 할아버지에게 화가 났다. 골목 끝에 편의점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우산을 살 만한 돈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