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는 책상으로 가서 권총을 보았다.

단단한 느낌이 손끝에 닿자 마음이 누그러졌다. 그가 버리지 않은 유일한 단서였고, 경찰이 그를 찾아낸다면 유일하게 필요한 단서였다. 가이는 자신이 그 권총을 왜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았다. 살인을 저지른 그것은 바로 그의 것, 그의 일부, 제3의 손이었던 것이다. 열다섯 살 때 그 권총을 샀던 사람도 그였고, 미리엄을 사랑한 사람도 그였고, 시카고에 살 때 방에 그 권총을 보관하면서 마음 깊이 무척 만족한 사람도 그였다. 그 권총은 기계적이고 완벽한 논리를 가진 그의 최고의 모습이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것은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