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마음이 그런 생각에 미치자 다시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사람을 죽이는 연기를 했고 그러자 마약을 한 것처럼 마음이 가라 앉았다. 가이가 브루노 생각을 떨치기 위해 한 것은 살인이 아니라 연기였고, 점점 더 커지는 악의적인 생각을 칼처럼 베어내는 몸짓이었다. 밤이 되면 브루노의 아버지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물체였고, 가이 자신은 사람이 아니라 어떤 힘이었다. 방 안에 루거 권총을 두고 살인을 연기하고 브루노를 따라 유죄 선고를 받고 사형에 처해지는 상상을 하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